경기도교육청이 도내 초·중·고교의 9시 등교에 이어 사계절 방학 확대 시행을 검토 중이다. 9시 등교에 이어 사계절 방학도 찬반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산하 기관장과 실국장회의에서 9시 등교와 함께 ‘방학 분산제를 통한 4분기제 교육과정 운영과 2월 등교 최소화’를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현재 사계절 방학을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교는 경기도 안산 소재 광덕고등학교. 이 학교 1학년, 2학년 학생들은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실시되는 가을방학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5월 늦봄방학에 하지 못했던 ‘따라체험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덕고는 2010년 개교 이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외에도 짧지만 늦봄방학(5월)과 가을방학(10월)이 있다. 올해는 가을방학이 11월 1일부터 9일까지로 늦춰졌다.
1학년 따라체험활동은 여행체험 프로그램으로 ‘길따라 사람속으로’, 2학년은 직업체험 프로그램으로 ‘꿈따라 세상속으로’, 3학년은 진로체험 프로그램으로 ‘끼따라 학과속으로’로 구성됐다. 기존의 소풍, 수학여행 등은 교사와 학교 측이 준비하기 때문에 정작 활동의 주체인 학생이 소외되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학생 스스로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체험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한다. 사계 학기제 도입 이후 지난해 실시한 전교생 만족도 조사에서 8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학교와 학사일정이 달라 공문과 업무 처리에 혼선을 겪고 있다. 여름·겨울방학 때 집중되는 교원 연수 참여에 어려움도 많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전인 10월 말 가을방학도 부담이다. 특히 공부하기 좋은 계절을 휴가로 보내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지적이 많다.
‘네 번의 짧은 방학을 실시하는 분산학기제 자율 운영’은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 중 하나다.
경기도교육청은 9시 등교 시행을 고려해 혁신교육지구 한두 곳을 시범 지역으로 선정,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계 학기제는 종전 2학기제에 문제가 많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무의미하게 보내는 수업일수가 많다는 것이다. 7월과 12월 기말고사 후 2주와 2월의 학사일정이 허술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여름철에 집중된 집단 휴가문화도 선진형으로 분산되는 추세고, 시험 직후 학사일정을 체험학습과 연계해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방학 분산제 실시 적합성 분석 연구’(연구책임자 양승실)에서 학생의 78.9%가 ‘평가 후 1주일 정도 방학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9시 등교 시행 때처럼 맞벌이 가정의 보육 문제와 형제자매 간 학사(방학)일정 불일치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9시 등교 이어 경기 초중고 ‘사계절 방학’도 확대한다는데…
입력 2014-10-14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