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압박·빠른 패스… 코스타리카도 잡는다

입력 2014-10-14 03:13

슈틸리케식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가 이번에도 통할까.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강한 압박과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2대 0 완승을 거뒀다. 파라과이전을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독일식 티키타카를 한국축구에 이식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힘과 조직력을 자랑하는 독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강한 압박과 역습에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접목해 정상에 올랐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호’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두 번째 평가전 상대는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 브라질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코스타리카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강호 우루과이(3대 1 승)와 이탈리아(1대 0 승)를 연파하고 ‘죽음의 D’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최고의 이변을 연출한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5위로 수직 상승해 파라과이(63위)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에 ‘벤치 멤버’로 분류되던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SC)과 김민우(사간 도스) 등을 공격 선발로 내보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들은 강한 압박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파라과이 문전을 위협했다. 특히 김민우와 남태희는 골을 터뜨려 주전급 선수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 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에 출장하지 않았거나 후반에 교체 투입된 주전급 선수들을 코스타리카전에 선발 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또 한번의 깜짝 선발명단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코스타리카전에 나서는 공격수들은 강한 압박과 짧은 패스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표팀은 지난 1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치른 훈련에서 상당 시간을 패스에 할애했다. 한국축구의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선 하늘에 운을 맡기는 뻥 축구가 아니라 짧고 빠른 패스로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라과이전에선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져 공을 쉽게 빼앗겼다”며 “이번에는 보다 수비적으로 나아가면서 볼 점유율은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라과이전에서 했던 만큼만 플레이한다면 상대 랭킹이 아무리 높아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