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노회 목사님들! 당신의 딸들이 성추행을 당해도 이렇게 4년간이나 외면하겠습니까?’
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175회 평양노회가 개최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은석교회 입구에서 8명의 시위대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목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노회 회무가 시작되자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강재식 노회장에게 ‘예장합동 평양노회에 드리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평양노회에서는 전 목사 처리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재판국을 설치해 이 문제를 끝내 달라”고 발언하자 장내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일부 회원은 “허락이요” “재판국을 설치하라”고 외쳤다.
한 노회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평양노회가 언제 이렇게 됐습니까. 평양노회는 일반 언론까지 주목하며 동네북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습니다. 여우 한 마리가 과수원을 무너뜨리듯 입에 담기도 싫은 행동을 한 사람 하나가 우리 노회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속이 상합니다.” 여기저기서 “옳소”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성택 평안교회 원로목사가 “조용히 기도하면 하나님이 처리하신다”면서 “조금만 더 참고 기도하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발언하면서 장내는 잠시 차분해졌다.
송 목사가 다시 등단해 “이번 노회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노회 분립 등의 문제로 영구미제로 남는다”면서 “노회와 총회,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 이 문제를 공정하게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2010년 10월부터 불거진 전 목사 관련 성추문 사건 처리가 노회에서 지지부진했던 것을 두고 책임공방이 벌어졌다.
총대들은 2시간 넘는 격론 끝에 이 건을 정치부에 넘겨 처리키로 했지만 정치부도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총대들은 또다시 2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으며 결국 목사 4명, 장로 3명으로 재판국을 구성해 1개월 안에 그 결과를 임시노회에 보고해 결정키로 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전병욱 목사 성추행 혐의 재판국 구성키로
입력 2014-10-14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