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고 있다. 셰일가스 등 가스 자원 개발·운송이 본격화함에 따라 이를 실어나를 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이를 계기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13일 “아시아 지역 선주가 발주한 17만4000㎥급 LNG선 3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금액은 6640억원이다. 이 배는 2018년 선주에게 넘겨져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물량을 아시아로 운송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17만3400㎥급 LNG 운반선 2척을 싱가포르 해운사 BW로부터 수주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의 초대형 가스개발 사업인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LNG선 5척도 연말까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5척에 대한 잠정 계약을 맺어 지금까지 10척을 수주했다.
LNG선 수요 증가는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이 이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에너지 수출에 민감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셰일가스 붐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수출을 허가했다. 지금까지 사빈패스, 프리포트, 코브 포인트, 카메론 등 4개 프로젝트가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로부터 허가를 받고 해외 수입사와 판매 계약을 맺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2017년부터 사빈패스에서 연간 280만t의 셰일가스를 20년간 수입하게 된다.
하지만 수입사와 해운사가 확보한 LNG선은 예정된 공급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4개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LNG는 연간 6000만t 규모다. 이를 유럽과 아시아로 운송하는 데 필요한 선박은 약 90척이지만 현재까지 30여척만 발주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간 LNG선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특히 LNG선은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에 비해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여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자인 일본 조선소들은 자국이 미국산 셰일가스 운송에 필요한 LNG선 건조를 충족하는 것만으로 도크가 부족한 실정이다.
단순히 LNG 운반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FLSO(부유식 액화저장설비)는 육지에서 생산된 가스를 액화 저장한 뒤 해상을 통해 수출하는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세계 최초로 FLSO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는 이와 반대로 실어온 LNG를 다시 기화시켜 해상에서 육지로 공급하는 데 쓰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세계 최초의 LNG-FSRU를 건조해 리투아니아에 인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전세계 LNG선 수요 급증 국내 조선업계 수주 훈풍
입력 2014-10-14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