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가득 잡히는 음식 재료의 화려한 색감, 도마질하거나 찌개가 끓는 소리…. 요리의 과정은 대중의 시청각을 한순간에 사로잡는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서로에게 친밀감이 생기고 가려졌던 진짜 모습도 드러난다. 요리가 교양과 예능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각종 TV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사용돼 온 이유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타들의 먹방(먹는 모습)이 빠지지 않는다. 일반인의 먹는 모습을 실시간 중계하는 먹방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와 함께 톱 연예인들도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예능형 요리 프로그램에 뛰어들고 있다.
개그맨 신동엽(43)과 가수 성시경(35)은 지난달 22일부터 케이블 채널 올리브TV를 통해 숨겨왔던 요리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낮 12시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오늘 뭐먹지’(포스터)는 두 사람이 게스트와 함께 직접 요리하면서 비법을 전수하는 내용을 담는다. 독일식 소시지를 넣은 베를린 김밥, 국물이 자작한 떡볶이 등 간단한 요리부터 가지볶음, 된장찌개 등 다양한 메뉴를 소개했다.
올리브TV 관계자는 “20대 여성층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요리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쉽고 재밌게 레시피를 소개하는 방식이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능계의 스타 PD로 통하는 나영석(38) PD도 인기리에 방송됐던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요리’라는 소재를 택했다.
오는 17일 밤 9시50분 첫 방송되는 tvN 요리 프로그램 ‘삼시세끼’에는 배우 이서진(43)과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옥택연(26)이 출연해 강원도의 한 마을에서 직접 기른 농작물로 요리를 해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첫 회에는 배우 윤여정(67)과 최화정(53)이 손님으로 출연한다. 나 PD는 “시골에서 밥 해먹는 이야기”라며 “프로그램을 본 뒤 시청자분들이 베란다에 작은 텃밭 하나쯤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소개했다.
지상파도 각기 다른 스타일의 요리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KBS 2TV를 통해 목요일 밤 8시55분 방송되는 ‘밥상의 신’은 음식을 직접 먹으면서 퀴즈를 풀어보는 스튜디오 예능 프로. 신동엽과 스타 셰프 강레오(38) 등이 출연한다. 2001년부터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MBC ‘찾아라 맛있는 TV’(토요일 11시 방송)의 경우 전국의 유명 음식점을 소개하고 스튜디오로 요리사를 초대해 시식하는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SBS는 이달 31일 오후 6시20분 새 예능 프로그램 ‘쿠킹코리아’를 방송한다. 방송인 박지윤(35)과 홍석천(43),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 페이(27) 등이 유명 요리사들과 함께 출연해 요리 대결을 벌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요리는 먹는 행위를 통해 스타와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개인의 취향과 사는 이야기까지 끌어낼 수 있다”며 “리얼리티가 주요 포맷으로 자리 잡으며 사람 그 자체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요리가 사랑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요리배틀·토크·관찰예능까지… ‘먹방’ 인기에 진화하는 요리프로
입력 2014-10-14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