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경쟁적 통화절하 자제하라”

입력 2014-10-14 02:13
환율전쟁 양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환율전쟁이란 각 나라가 자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유럽·아시아 주요국 통화들이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달러 강세가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 데 이어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도 심상치 않은 환율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루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해야 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율을 정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 장관은 특히 중국을 콕 집어서 경고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쪽으로 중국 지도부가 개혁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이강(易綱) 부총재는 “위안화 환율은 시장 수급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강(强)달러와 약(弱)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때문에 미·일 간 환율전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가 엇갈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엔저 심화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구로다 총재는 “엔저는 전체적으로 보면 경기에 플러스(호재)”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