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회회담 제안, 의장 마음대로 해서야…” 이완구, 정의화 의장 발언에 제동

입력 2014-10-14 03:38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남북 국회회담을 북한에 제안하겠다고 밝힌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이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과 같이 총의를 모아야 하는 역사적 과제는 국민적 신뢰와 공감대를 마련해 면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점을 상기시킨 뒤 “이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후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회 구성원과 긴밀히 협의해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고, 특히 교섭단체 대표와는 충분한 의견 교환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의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는데, 교섭단체 대표한테 먼저 얘기한 후에 해야지 의장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차 “그건 국회 구성원에 대한 결례”라며 “아무리 의장이라도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를 불쑥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의장은 중남미 순방 후 귀국길인 지난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달 북한 측에 국회회담을 정식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장 측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 의장) 언급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현지 특파원과 교민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와 ‘국회의장으로서 회담을 제안했지만, 이것도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