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최근 한 달 동안 시리아의 쿠르드족 국경도시인 코바니에서 방어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의 지도자가 뜻밖에 40대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은 코바니에서 IS에 맞서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의 지도자가 40세의 여성 ‘마이사 아브도’라고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OHR 소장인 마리 압델 라흐만은 “나린 아프린이라는 가명을 쓰는 마이사 아브도가 코바니에서 마흐무드 바르크호단이라는 인물과 함께 YPG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드 정치세력 민주동맹당의 군사조직인 YPG는 지난달 16일부터 IS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아브도는 다른 쿠르드족 무장대원들이 그렇듯 자신이 태어난 아프린 지역의 이름을 따 가명을 지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현지 쿠르드족 활동가들은 아브도가 “세련되고 지적이며 침착한 성격을 지녔으며 무장대원들을 세심히 살피고 관리한다”고 증언했다.
코바니에서 접전이 펼쳐지는 동안 이라크에서는 IS의 파죽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IS가 바그다드공항 24㎞ 이내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 뎀프시 의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IS로부터 바그다드공항을 사수하는 이라크군을 지원하기 위해 아파치 헬기를 동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IS가 공항을 직접 공격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바그다드가 함락될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IS 무장세력이 (박격포나 로켓 등으로) 바그다드를 간접 사격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뎀프시 의장은 공습 위주의 현재 IS 격퇴 전략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향후 미군의 지상전 참여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이라크 군대가 제2의 도시 모술을 되찾으려고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는 시점이 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모술은 결정적인 전장이 될 것”이라며 “내 직감으로는 그때가 되면 전투의 복잡성 때문에 지금과는 다른 미군의 자문과 지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지상군 투입은 절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NBC방송에 나와 “우리는 공습과 더불어 이라크 정부군 및 시리아 온건 반군 훈련 지원이라는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라크 지상전에 다시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IS에 맞선 쿠르드 지도자는 40대 여성”
입력 2014-10-14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