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제각기 당 조직 정비에 나서면서 당내 분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함에 따라 계파 간에 전운이 감돈다. 지역구 책임자 확보 여부는 차기 총선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이후 대선후보 선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인 개개인과 계파 보스들에겐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내년 2월쯤 전당대회가 예상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전국 246개 모든 지역위원장을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하면서 기존 지역위원장들이 전원 해촉된 상태다. 정치일정상 11월 중순까지 정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어서 정치인들의 눈치작전이 가열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조직정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계파를 뛰어넘어 능력 위주로 공정하게 지역위원장을 임명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고질은 계파 갈등이다. 현재 당 지지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장 큰 원인도 계파 갈등이다. 10개 가까이 되는 크고 작은 계파들이 자파 지역위원장을 많이 심기 위해 싸울 경우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지역위원장 확보가 당권 경쟁-총선 공천-대선 공천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공정 경쟁에 대한 최소한의 금도는 지켜져야 한다. 당 지지도를 회복하지 못하면 계파는 무용지물이다. 당의 실세들이 모여 있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새누리당도 수십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이어서 이 과정에서 친박 대 비박 대결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교체 대상 대부분이 친박 소속이어서 친박 수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벌써 반발하는 모양새다. 명색이 집권당에서 계파 운운하며 지도부 안에서 싸우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김무성 대표는 불과 3개월 전에 선출됐다. 지금은 당이 일치단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차기 대선 꿈을 갖고 있겠지만 박근혜정부가 실패하면 실현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협위원장 몇 자리를 놓고 싸우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당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원칙과 순리에 따라 처리할 필요가 있다.
양당이 조직 정비에 눈이 팔려 행여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까 걱정이다. 지금은 정기국회에 전념할 때다. 정치인에게 개인보다 중요한 것은 당이고, 당보다 더 중요한 건 국가다. 이와 반대로 생각하는 정치인은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기도 어렵다.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의미를 곰곰 새겨보기 바란다.
[사설] 여야 당 조직 정비, 계파보다 인물 중심이라야
입력 2014-10-14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