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는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 뒤 가속 페달을 밟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온다.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했을 때의 차체 떨림과 운전대의 무게감 등을 통해서다. 지난 6일 국내에 출시된 렉서스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300h(사진)는 첫눈에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차’였다.
차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크기가 작은 SUV다. 요즘 ‘대세’인 차급이다. 연료효율성과 민첩성이 뛰어나고 일상과 여가 활동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NX300h는 한 가지를 더 얹었다. 차체에 견줘 넓은 실내공간이다. 특히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갈 정도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뒷좌석도 어른이 편하게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편이다.
다른 특징은 하이브리드다. 2494㏄ 휘발유 엔진이 차를 끌고 전기모터가 보조한다. 시동을 걸었을 때 느낀 정숙함은 전기모터에서 비롯됐다. 네 바퀴에 힘이 다 전해지는 4륜 구동 차량이 12.6㎞/ℓ라는 공인연비를 갖출 수 있는 것도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차를 테스트해본 구간은 인천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에서 송도 국제어린이도서관까지 왕복 97㎞다. 호텔을 빠져나와 해안도로에서 제한속도인 시속 80㎞까지 속도를 올렸다. 휘발유 엔진과 전자식 무단변속기가 탑재된 차량답게 가속에 망설임이 없었다. 차가 너무 느리게 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동과 소음이 적었다. 운전대를 잡았을 때부터 느꼈던 차체의 묵직함도 주행의 안정감을 더했다.
영종도와 송도를 잇는 인천대교에서 오르막길이 나타나자 걱정이 들었다. 최고의 연비를 위해 ‘에코모드’로 주행 중이어서 힘이 부족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인천 앞바다에나 던져버리라는 듯 차는 시속 90∼100㎞를 유지하며 가뿐히 오르막길을 지났다.
전기모드가 제한적 조건에서만 실행된 것은 아쉬웠다. 시속 40∼50㎞에서도 전기모드는 작동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속도가 이보다 더 낮아야 전기모드 표시등에 불이 들어왔다.
외부 디자인에선 하향등을 켰을 때 렉서스를 뜻하는 3개의 L자가 빛나도록 전조등을 꾸민게 눈에 띄었다. 실내는 부위별로 질감에 차이를 둔 가죽과 이음새 없는 일체형 금속 프레임 등으로 더할 나위 없이 고급스럽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를 물리적 장치가 아닌 터치패드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은 새로운 시도다. 두 가지 사양으로 출시됐는데 수프림은 5680만원, 이그제큐티브는 6380만원이다. 상위 모델을 선택하면 운전 중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다.
권기석 기자
렉서스 콤팩트 SUV ‘NX300h’ 타보니…
입력 2014-10-15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