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아이콘’ 배상문(28·캘러웨이)이 이번에는 프레지던츠컵과 올림픽을 겨냥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컨트리클럽(파72·7203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4-2015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우승한 배상문은 기자회견에서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나가 고국 팬들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 간 남자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은 내년 10월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철저히 성적에 의해 선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배상문의 출전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세계랭킹(10명)과 단장 추천(2명)으로 선발되는 세계연합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배상문은 세계랭킹을 50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날 우승으로 배상문의 랭킹은 195위에서 90위로 치솟았다. 배상문은 이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한국대표로 출전하기를 희망했다. 2005년 한국프로골프(KPGA)에 데뷔한 배상문이지만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는 뛰지 못했다.
배상문의 길지 않은 골프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두며 2008년과 2009년 상금왕에 오른 배상문은 2010년 일본무대(JGTO)로 첫 도전에 나섰다. 일본에서 3승을 올리며 2011년 상금왕까지 거머쥔 배상문은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미국 PGA에도 도전장을 냈다.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3수 끝에 통과한 배상문은 2012년 시즌부터 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2013년 5월이 돼서야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릴 수 있었다. 첫 우승 후 36개 대회에서 톱10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긴 침묵 끝에 마침내 새로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왔다.
배상문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후반 티샷이 흔들리면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친 배상문은 스티븐 보디치(호주)에 2타 앞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08만 달러(약 11억6000만원). 이번 우승으로 8승의 최경주(44·SK텔레콤), 2승의 양용은(42)에 이어 세 번째로 PGA 투어에서 2승 이상을 올린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배상문은 “첫 우승하고 나서 너무 성적이 안 좋아서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는데 이렇게 씻어버릴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새 시즌을 맞이한 각오도 밝혔다.
4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배상문은 후반들어 티샷이 흔들리면서 13번홀과 1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먼저 경기를 끝낸 보디치에게 2타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배상문은 16번홀(파5)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내고도 정교한 어프로치샷을 앞세워 파로 막았고, 나머지 홀도 파로 막아내 끝내 우승을 지켰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배상문 통산 2승 퍼팅… 프레지던츠컵·올림픽 노린다
입력 2014-10-14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