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정재호] 모바일 뉴스는 지금 플랫폼 전쟁 중

입력 2014-10-14 02:30

지난 1일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하면서 모바일 뉴스 유통시장도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24일 뉴스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토픽'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엔 온-오프 언론과 잡지 등 110여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토픽은 자체 플랫폼에서 뉴스가 노출되는 인링크와 제휴사 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링크는 광고수익 배분 방식이며 아웃링크는 언론사가 조회수를 가져간다. 네이버 모바일은 인링크 방식만 고수하고 있다.

13일로 서비스한 지 20일째인 카카오토픽 앱 다운로드 수는 하루 평균 1만건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이버 사찰' 논란 탓인지 카카오톡 회원 3500만명, 일 평균 카톡 이용자 2600만명을 감안하면 아직은 초라한 성적이다.

이렇듯 주춤하는 사이 네이버는 그동안 뉴스 제값받기를 주장해온 조선일보와 전격 제휴를 맺고 이달부터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들어갔다. 조선은 버틴 결과로 실속을 챙겼는지 모르지만 모바일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는 데 더 위기를 느꼈을 법하다. 이제 조선과 함께 반(反)네이버 전선을 폈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매일경제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2강2중 구도 재편되는 모바일

네이버가 초반에 다음카카오에 회심의 일격을 가한 셈이지만 향후 모바일 플랫폼은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국산 2강과 페이스북·트위터 등 외산 2중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가 이들 뉴스 유통 플랫폼들에 종속되는 인터넷 시절의 뼈아픈 전철을 다시 밟게 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한국신문협회가 플랫폼 운영사들과 공동 협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송필호 회장은 최근 나온 신문협회보에 특별기고를 통해 "포털과 완전히 결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도 "현재 잘못 짜여진 시장구조, 매체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수익배분 구조만큼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할 것은 "포털 전체 광고 수익의 적정 비율 배분"이라며 "대안은 공동 협상이고 카카오토픽의 도전이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단지 구호에 그친 게 아니라 오는 16일 임시총회 및 발행인 세미나를 열어 플랫폼과의 대전(大戰) 전략을 모색한다.

인터넷 포털의 악몽 재연 안 돼

협회가 "생존이 걸린 문제"로 규정한 김에 몇 가지 첨언하고 싶다. 첫째, 네이버보다 다음카카오를 집중 겨냥한 모양새가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않다. 막 시작한 다음카카오부터 잡겠다는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인터넷에서 엄청난 수익을 챙긴 네이버를 비켜가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협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조선의 궤도 이탈은 여러 오해를 살 만한 타이밍이었다.

둘째, 뉴스 생산비 제값 받자고 양대 산맥의 유통 플랫폼 구조를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이 반(反)시장적인 것은 뉴스 생산자의 편집권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이 플랫폼에 예속되는 핵심 포인트다. 반면 새로운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경우 언론사들이 전적으로 편집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엔 포털처럼 기레기(기사+쓰레기 합성어)로 넘쳐나지 않는다. 기레기는 바로 이용자들에게 외면당한다.

셋째, 연합뉴스 문제와 회원사들의 대동단결이다. 협회 조사 결과 8개 회원사와 4개 자회사가 카카오토픽과 계약 또는 제휴를 맺고 있다. 특히 속보를 주로 처리하는 연합뉴스는 카카오토픽에 광고수익이 걸린 인링크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이 이탈한 건 바로 포털 시절 연합뉴스의 악몽 때문이리라. 협회가 확고한 믿음을 주지 않는 한 공동 협상은 사상누각일지도 모른다.

정재호 디지털뉴스센터장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