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라이즈’(1995)로 유명한 미국 출신 리처드 링클레이터(54) 감독의 신작 ‘보이후드’는 한 소년의 성장기다. 그런데 그걸 12년에 걸쳐 찍은 독특한 영화다. 여섯 살 꼬마 메이슨이 열여덟 살 청소년이 될 때까지 1년에 15분 정도 촬영했다. 영화는 메이슨과 그의 가족이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메이슨 역의 엘라 콜트레인뿐 아니라 그의 부모를 연기한 에단 호크와 패트리샤 아케이트도 12년간 같은 배역을 맡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달라져가는 배우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재미다. 콜트레인은 해가 바뀔 때마다 소년에서 어른의 이미지로 조금씩 성숙해간다. 12년간 유행한 헤어스타일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메이슨은 누나와 싱글맘과 함께 미국 텍사스에서 살고 있다.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같이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서 친구처럼 놀아 주곤 한다. 하지만 메이슨은 아빠와 다함께 살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게다가 엄마의 직장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계속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나날에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서도 메이슨은 점차 성장해간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최근 10년 내 가장 위대한 영화’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두 차례 상영되며 매진을 기록했다.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 것일까?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로 이뤄낸 특별한 이야기가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운다. 23일 개봉. 165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새 영화-보이후드] 꼬마가 소년이 되기까지… 실제 12년간 찍은 성장기
입력 2014-10-15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