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시대, 예수님과 더 친밀해져야… 국내외 기독교 지성 3인의 신간 공통 주제

입력 2014-10-15 02:18
<일러스트=이영은>
“주 예수님이 우리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우리와 늘 함께 계신 것을 믿어야 합니다.”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의 신간 ‘우리, 서로 사랑하자’(두란노)에 나오는 글귀다. 목회자들의 이 같은 선포에 대다수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한다. 이 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 모습은 어떠한가. 서로 반목하고 갈등함으로써 계속 분열하고 있는 게 요즘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아닌지…. 과연 우리 안에 주님이 계신걸까.

이 책과 함께 최근에 나온 강준민(미국 새생명비전교회) 목사의 ‘영성의 뿌리는 묵상입니다’(토기장이), 영성의 작가 필립 얀시의 ‘하나님, 은혜가 사라졌어요’(규장)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주님과 더 친밀해질 것을 권면한다. 이들 저자는 지난 9일 열린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 콘퍼런스 주강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저자들은 주님과 관계가 회복될 때만이 분열과 불화가 판치는 이 시대를 은혜로 살 수 있다고 한다. 즉 위태로운 시대에서 회복해야 할 것은 ‘예수님과의 친밀함’이라는 말이다. 그래야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주님과 친밀한가.

유 목사는 책에서 주님과 친밀하지 못했을 때 자신이 겪었던 고독을 전한다. 목사의 아들로 자랐지만 주님과 교제할 줄 몰랐던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고후 13:5)는 말씀을 듣고 큰 혼란에 빠진다. 신학교에 들어가고, 전도사가 되고, 목사가 됐는데도 엉터리였다는 그는 군목 훈련 중 삶의 큰 위기 앞에서 비로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 비록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제자 훈련을 시작하면서 주님과 교제했고, 결국 유 목사는 24시간을 온전히 예수님께만 고정할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 친밀함에 눈을 떴을까. 고등학생 때부터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데, 왜 나는 주님을 만나지 못한 거지?”라며 고민했다. 성경 말씀 한 구절도 건성으로 넘기지 않았다. 그 마음속에 주를 향한 끊임없는 갈망이 있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성경을 많이 알거나 직분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예수님과의 진정한 사귐이 있는 사람이다. “예수님을 믿는 수준에 머무르지 말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의 은혜로 죄짓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정말 사랑하는 기적이 우리 안에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우리, 서로 사랑하자’ 71쪽)

예수님과 친밀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 목사는 자신의 저서 ‘영성의 뿌리는 묵상입니다’에서 주님과 더 친해지기 위해 말씀 묵상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그는 “묵상은 주님과 마주하는 비밀스러운 사귐”이라고 정의한다. 말씀 묵상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킨 하나님의 ‘은총의 도구’였음을 고백한다. 그만큼 말씀 묵상을 소중히 여긴다.

강 목사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말씀 묵상은 비움을 넘어서 채움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죄와 탐욕은 비우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것이 성경적인 묵상입니다. 그리고 말씀 묵상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는 단계를 넘어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과 교제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이 바로 성경적인 묵상입니다.”(‘영성의 뿌리는 묵상입니다’ 17쪽) 말씀 묵상을 통해 우리는 주님의 성품을 닮아가고, 주님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나님, 은혜가 사라졌어요’는 전 세계 대표적인 복음주의 지성으로 불리는 얀시의 최신간이다. 그는 책에서 믿음과 은혜를 잃고 다시는 은혜를 찾을 것 같지 않은 이들에게 더 깊은 은혜에 빠져들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지속적인 비전 선포를 통해서다. “그리스도인들은 은혜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이것은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늘 그렇듯 예수님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신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사마리아인이요 귀신들렸다고 조롱했을 때 귀신이 들렸다는 비난은 부정하셨지만 사마리아인이라고 인종 차별적으로 헐뜯는 말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셨다(요 8:48, 49). 예수님은 분명 유대인이었지만 자신을 변호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하심으로써 유대인들에게 ‘이교도’ 취급을 받던 사마리아인들을 끌어안으셨다.”(‘하나님, 은혜가 사라졌어요’ 26쪽) 은혜를 회복하면, 다시 말해 예수님과 친밀해지면 이처럼 주님의 성품을 닮아갈 수 있다.

책에는 이런 삶을 실천하는 이들, 은혜를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은 영적 순례자들이고, 하나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선포하는 운동가들이며, 창작을 통해 주님을 전하는 예술가들이다. 교회 문턱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은혜를 나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섬기는 자들이 되라고 하신다. 분명한 건 주님은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말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순례자로, 운동가로, 예술가로, 그밖에 복음을 전하는 평신도 사역자들로 말이다.

먼저 주님과 친밀해지자. 묵상을 통해 주님을 배우고,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자. 그런 이들이 모여야 교회에 은혜가 존재한다. 그런 교회에는 사랑이 넘쳐난다. 그 일원으로 살아야 비로소 믿음의 고백을 당당히 할 수 있다. “오늘날 예수님이 우리와 늘 함께 계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아멘.”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