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경에 나포된 자신들의 어선을 다시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해경대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중국어선 선원 3명이 구속됐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장정환 판사는 12일 중국 선적 80t급 노영어 50987호 선원 우뢰(29)씨 등 3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및 치상 혐의로 목포해양경찰서가 전날 신청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이들 중국선원은 지난 10일 오전 8시11분쯤 전북 부안군 왕등도 해상에서 목포해경 1508경비함이 중국어선을 나포해 압송하자 우리 해경대원 5명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들 선원은 중국어선에 맥주병을 던지는 등 흉기를 사용했고, 나포된 어선으로 올라간 윤모(30) 순경 등 검색대원들의 목을 조르고 헬멧을 벗기며 바다에 빠뜨리려 했다.
노영어호 선장 쑹허우머(45)씨는 해경에 나포된 어선을 탈취하기 위해 흉기를 들고 극렬히 저항하며 검색대원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해경대원이 쏜 K5 권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0일 한국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류젠차오 외교부 부장조리는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약견(緊急約見)해 “폭력적 법집행에 경악감을 느낀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권 대사는 정당한 법집행임을 강조했다. ‘약견(約見)’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 또는 별도 장소로 불러 항의 등을 표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해경은 목포시 삼학도 해경전용부두로 전날 압송한 노영어 50987호를 수색해 쇠창살, GPS프로타 어탐기 등을 압수했다.
또 선원들을 상대로 불법조업 및 흉기사용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중국선원 일부는 폭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구속된 3명 외 나머지 16명도 보강조사를 해 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해지방 해양경찰청은 1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특수기동대원들의 가슴에 부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 분석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총기 사용 직전의 1분6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나포된 어선 갑판에서 중국선원들이 윤 순경을 둘러싸고 폭행하며 목을 조르면서 헬멧을 벗기는 모습이 찍혔다. 이어 팔을 뒤로 꺾어 누른 뒤 바다에 빠뜨리려고 밀치는 등 거의 조직폭력배 수준의 무자비한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포 어선 좌·우현에 계류한 중국어선 4척에서 중국선원 100여명이 쇠파이프, 칼 등 각종 흉기를 들고 나포 어선에 오르는 등 저항에 가세했다.
이제훈 기자,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조폭 수준 무자비한 폭력… 목포해경 ‘나포어선 탈취’ 中 선원 3명 구속
입력 2014-10-13 04:49 수정 2014-10-13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