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에 원조한 식량 다 어디로 갔나” 中 언론, 北 체제 또 정면 비판

입력 2014-10-13 03:24
최근 북·중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또다시 북한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의 뉴스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는 12일 중국의 대북원조 역사에 대한 기사를 통해 반세기가 넘는 대북원조에도 북한 주민이 여전히 굶주리는 현실을 비판하며 ‘중국의 원조는 다 어디로 갔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은 1949년 건국 직후부터 긴급 식량지원을 시작으로 60년 넘게 북한에 식량, 원유, 금전을 지원해 왔다. 특히 김정은 체제 이후에도 지원을 유지해 왔다.

왕이는 중국의 꾸준한 대북지원에도 북한의 식량난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식량 등 원조 물량이 기아 해소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군대와 지도층에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북한이 1978년 중국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지원한 원조물량으로 김일성상을 만들었다는 점까지 거론하며 “당시 북한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이 이를 매우 불만스러워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왕이는 “중국은 원래 제삼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 왔지만 최근 들어 식량지원을 세계식량계획(WFP)에 위탁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매체가 대북지원 물량의 전용 문제를 정면에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냉각된 북·중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중국의 유력신문인 신경보(新京報) 역시 북한 당국의 모순적인 대외 행보를 비난하면서 북한에 대해 선(先)핵포기를 강하게 촉구하는 특별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