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게임산업 육성 앞장서는 전병헌 의원 세 번째 코스프레… 갈채와 수군덕

입력 2014-10-13 03:10

[친절한 쿡기자] 전병헌(56·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정장을 벗고 이상한 옷을 입었습니다.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행사장에서입니다. 처음이 아닙니다. 하지만 볼 때마다 새롭습니다. 이번에는 롤의 캐릭터인 ‘신바람 탈 샤코’의 의상을 입었습니다.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 4강전을 앞두고 하늘색 선이 그려진 흰색 상의와 보라색 하의를 입고 파란색 띠를 허리에 두른 채 등장했습니다. 왼손에는 검을, 오른손에는 탈을 들고 있었죠. 롤의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한 캐릭터 ‘신바람 탈 샤코’를 코스프레 한 겁니다.

다른 한국식 캐릭터인 챔피언 ‘아리’의 복장으로 나타난 케이블채널 온게임넷의 권이슬(24) 아나운서는 물론 청소년·대학생이 대부분인 e스포츠팬과 사진촬영에 응했습니다. 최근 롤드컵 중계방송에서 했던 코스프레 약속을 지킨 겁니다. 코스프레는 롤의 그라가스와 스타크래프트의 맹스크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이번에도 환호는 어김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12일 SNS에는 “게임 이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회의원” “환갑을 5년 앞둔 나이에도 청소년과 격이 없이 대화하려고 시도하는 국회의원”이라는 네티즌의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전 의원은 이미 인터넷에서 ‘갓 병헌(God 병헌)’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게임산업 발전 관련 법안을 끊임없이 발의하는 사실상 유일한 의원이기 때문이죠. 전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콘텐츠시장 규모 2위 수준인 게임산업을 육성해 미래의 먹거리를 키우고 콘텐츠시장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 의원의 행보는 게임이용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 의원의 행보를 놓고 미래의 유권자인 청소년에게 표를 호소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손쉽게 높이겠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른 현안에서는 동료 의원들과 다르지 않게 행동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권위를 벗고 대중 속으로 들어간 전 의원의 노력에는 갈채가 쏟아집니다. 정장을 벗고 이상한 옷을 입으니 되레 유권자가 말을 걸어오는 모양새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자리를 비우고, 비우지 않으면 자고, 자지 않으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면 비키니 여성 사진을 보는 의원들에게 국민들은 실망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에게는 알아주지 않는 국민들이 야속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의원처럼 대중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설득해보길 바랍니다. 소통에 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