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척한 교회입니다. 찬양 반주기와 앰프 등 많은 것이 필요하네요. 기도하며 구해 봅니다.”
경기도 성남 탄리로 평강교회 추칠성(52) 목사는 지난 8월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간절한 맘으로 글을 올렸다. 개척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교회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지난 8일 추 목사를 만나기 위해 평강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를 찾았다. 전철 분당선 가천대역 3번 출구로 나와 마주한 가파른 언덕을 약 150m 오르자 성남의 달동네 격인 태평동의 모습이 드러났다. 고지대에 형성된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의 골목길을 지나 도착한 평강교회 예배당은 가정 주택을 개조한 66㎡(20평) 규모의 조그만 공간이었다.
추 목사가 지난해 10월 개척한 평강교회는 그가 40여년간 간직해 온 꿈이 담긴 곳이다. 강원도 정선 출신인 추 목사는 초등학생이던 1970년대 초, 당시 한 여성 전도사가 개척한 교회에서 처음 복음을 접했다.
“가난에 피폐해진 삶 속에서 만난 예수님은 제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그 전도사님은 제게 ‘칠성이는 커서 목회자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목사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가족들을 따라 서울로 이사했지만 가정 형편 탓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가방공장에 취업했다. 또래가 학교에 갈 때 메는 가방을 만들며 자괴감이 들었다.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이대로 주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추 목사는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이었다. 20대 중반에 중·고등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추 목사는 이후 서울신학교(봉천동)와 총신대 신대원 목회연구과정을 마치고, 마침내 목회자가 됐다. 30대 후반이었다. 하지만 젊은 강도사와 부교역자를 선호하는 풍토 탓에 임지를 구하기 어려웠다. 수시로 교회를 옮겨야 했다. 교회의 사역 방향도 잘 맞지 않았다.
“교회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모습이 대부분이라 실망했어요. ‘교회는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섬겨야 한다’는 목회철학을 지키고자 교회 개척을 결심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선배 목회자로부터 현재 건물을 소개받았다. “달동네라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 훨씬 많을 테니까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30만원. 추 목사는 그동안 모은 전 재산을 보증금으로 내놓았다. 문제는 월세였다. 10명이 채 안 되는 성도들의 헌금으로는 어림없었다. 추 목사는 주중에 지역의 장애아동복지센터에서 유급으로 봉사하며 월세를 충당하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매달 NGO ‘나눔과 기쁨’ 성남지회에 10만원을 기부하고, 지회 회원 및 성도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독거노인 등 170가구에 반찬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추 목사의 바람은 크지 않았다. “큰 교회로 성장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의 선하신 이름을 증거하는 목사로 부끄럽지 않게 사역을 마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성남=글·사진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성남 평강교회
입력 2014-10-14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