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임원 사직서 제출하라” 현대重 고강도 개혁 착수

입력 2014-10-13 03:55
지난 2분기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12일 오전 울산 본사에서 본부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전 임원 사직서 제출 방침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임원진 260명은 일단 사직서를 제출한 뒤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통상 11월 말 이뤄지는 임원 인사를 이르면 이달 중 실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약 10% 임원을 인사로 교체했으나 이번에는 최소 30%가 물갈이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빈자리에는 부장급을 승진시켜 조직을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겠다는 게 새로운 경영진의 복안이다. 권 사장은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달 15일 현대오일뱅크에서 친정인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권 사장은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에게서 위기 수습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인적혁신 외에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할 방침이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과 해외 법인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조직은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개편해 우수 인력을 해당 분야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원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꼭 필요한 비용이라도 삭감해 운영하겠다는 게 경영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개혁안은 노조와의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판단해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