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다” 규제개혁… 대통령 한 마디에 술술

입력 2014-10-13 02:17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 푸는 게 중요해요. 눈 딱 감고 화끈하게 푸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후 정부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규제개혁이 진행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절대 안 된다”고 하던 부산 해운대구 민원의 경우 규제개혁회의에서 거론된 후 한 달여 만에 해결됐다. 해운대구는 반송동 석대산업단지 (준)주거지역 내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조성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내년 본예산에 주변 도로 60m의 폭을 25m에서 35m로 확장하기 위한 토지 보상금 20억원을 편성하는 조건을 달았다. 2018년까지 이 도로를 포함해 160m를 확장하는 계획을 수립한 뒤 보상금 10억원을 이미 집행한 부산시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원파크㈜는 지난 2월 중고차 매매단지 부지를 68억원에 사들인 뒤 곧바로 해운대구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거부됐고 6개월 이상 수차례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시와 해운대구의 자동차매매업에 대한 고시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원파크 대표가 지난달 2차 규제개혁회의에 참석해 고충을 토로한 뒤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토교통부와 시, 구가 나서서 민원을 해결하게 됐다.

대구시도 최근 성서3차단지 내 연구개발특구 12개 필지에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관련 제조업만 입주할 수 있도록 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또 건설공사 현장의 단순 업무 파견근로가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건의키로 했다. 건설공사에서 공공연하게 용역업체의 파견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현행법에서는 이를 금지해 회계처리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의 경우 규제개혁을 통해 SK가스 합작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APC로부터 1억3500만 달러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SK가스는 지난 3월 APC와 합작해 ‘SK 어드밴스드’ 신설법인을 만들고 남구 용연로 공단 내 10만4000㎡ 부지에 합성수지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생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으나 녹지 보호 규제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었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전국종합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