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시작된 지난 주말 코트에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과 루키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팬들은 코트에 불어 닥친 새 바람에 열광했다.
◇희비 엇갈린 사령탑 데뷔전=대행 꼬리를 뗀 원주 동부의 김영만(42) 감독은 데뷔전에서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11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김주성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65대 59)를 맛봤다. 동부는 3쿼터까지 56-34, 22점 차로 앞서가고 있었다. 싱겁게 경기가 끝난 것 같았던 4쿼터 KCC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KCC가 박경상의 연속 3점포와 하승진의 골밑 득점 등을 앞세워 점수 차를 좁힐 때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 경기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양 팀의 합산 점수가 124점에 그쳐 역대 개막전 최저 점수가 된 것.
서울 삼성의 이상민(42) 감독은 데뷔전에서 웃지 못했다. 이 감독은 빠르고 재미있는 농구로 삼성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그러나 이날 고양 오리온스와 데뷔전에서 72대 79 패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선수들의 플레이엔 만족한다”며 “빠른 농구를 주문했는데 속공도 여러 차례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잘 따라 줬다”고 평가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를 이끄는 이동남(39) 감독대행은 개막전에서 부산 KT에 68대87로 대패한 데 이어 이튿날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74대 84로 패해 표정이 어두워졌다.
◇기대되는 ‘루키 대결’=이번 시즌 프로농구 전체 1, 2순위인 오리온스 이승현(22·197㎝)과 삼성 김준일(22·202㎝)의 11일 개막전 맞대결은 큰 관심을 모았다. 공교롭게 두 선수는 바로 전날 열린 농구 정기전에서 대결을 벌였다. 이승현이 분전한 고려대는 김준일이 버틴 연세대를 61대 58로 제압했다.
이승현은 프로 데뷔전에서도 김준일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17분36초 동안 출전한 이승현은 4득점 3리바운드 3가로채기의 성적을 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고비 때마다 궂은일에 앞장서며 오리온스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승현은 경기 후 “높이가 확실히 대학팀보다 높고 선수들 체격도 더 좋다”며 “프로는 역시 프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준일은 이날 14분59초 동안 뛰며 4득점 5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이승현과 비슷한 활약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은 외국인 빅맨들의 활약에 가려 큰 빛을 발하진 못했다. 하지만 빨리 팀의 전력에 녹아들어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한다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맞대결을 벌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신임 사령탑 데뷔전·루키 대결 ‘희비 교차’… 김영만·이승현 웃고 이상민·김준일 울고
입력 2014-10-13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