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기록 200안타’ 최초 달성 카운트다운… 넥센 서건창, MVP 거머쥐나

입력 2014-10-13 02:04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이 지난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스윙을 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친 서건창은 이번 시즌 196안타를 기록, 1994년 이종범(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해태 타이거즈에서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안타와 타이를 이뤘다.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가 넥센 히어로즈의 집안싸움이 된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다. 다만 최근 서건창(25)이 한국프로야구에서 ‘꿈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200안타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MVP 경쟁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당초 MVP 경쟁은 50홈런을 눈앞에 둔 박병호, 유격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돌파한 강정호, 7년 만의 20승 달성을 눈앞에 둔 앤디 밴헤켄의 3파전이었다. 하지만 강정호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서건창이 시즌 막판 불타는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박병호, 밴헤켄, 서건창의 3파전으로 바뀌었다. 특히 서건창은 잇따라 타격 부문 기록을 깨뜨리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올라섰다.

서건창은 12일까지 최다안타(196개), 득점(129개), 타율(0.373)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도루(48개)는 2위에 랭크돼 있다. 최다안타와 득점 타이틀은 거의 확정적이며 타율도 2위 최형우(0.361)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관건은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느냐의 여부다. 서건창은 11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196안타로 이종범(현 한화 코치)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인 1994년 세운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넥센이 앞으로 4경기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서건창이 경기당 안타 1개씩만 추가해도 200안타 달성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한다.

200안타는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팀당 경기 수가 144경기인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한 시즌에 128경기를 치르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신의 영역’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최근 서건창의 타격감을 보면 200안타 달성 가능성은 아주 높다. 넥센의 남은 4경기 상대인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SK를 상대로 서건창은 올 시즌 각각 0.302, 0.361과 0.387을 기록 중이다.

이에 맞서 MVP 3연패를 노리는 박병호는 12일까지 홈런(49개) 1위, 타점(116점) 2위, 장타율(0.673) 3위, 출루율(0.434) 5위를 기록 중이다. 박병호가 남은 4경에서 홈런 1개만 추가하면 2003년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이후 맥이 끊긴 한 시즌 50홈런 시대가 다시 열린다. 대기록이긴 하지만 서건창이 200안타를 기록할 경우 임팩트가 떨어진다. 박병호의 경우 50홈런과 함께 타점 부문에서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120점)를 꺾고 1위에 올라야 서건창과 MVP 싸움을 제대로 벌일 수 있다.

또다른 MVP 후보인 밴헤켄은 다승(19승)과 탈삼진(169개) 1위와 평균자책점(3.58) 3위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1번의 출전기회가 남은 밴헤켄은 2007년 두산 베어스의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7년 만에 20승에 도전한다. 밴헤켄의 경우 평균자책점이 3위에 불과한 것이 약점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