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들이 북한의 위협과 정부의 자체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했다.
북한선교 단체인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은 오후 1시50분쯤 경기도 연천군 중면 소재 야산에서 비공개리에 대북전단 132만장을 대형풍선 23개에 실어 북한 쪽으로 날려 보냈다. 북한은 이 풍선을 향해 고사총탄을 퍼부었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보수 성향 단체인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명도 오전 11시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전단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전단 꾸러미에는 1997년 탈북해 북한 독재정권 반대 활동을 하다 숨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 장면 등을 찍은 컬러 사진, 1달러짜리 지폐, 소책자, DVD 등도 들어 있다. 풍선 2개는 날려보낸 직후 주차장 상공에서 터져 대북전단이 일대에 떨어졌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풍선을 날리기에 앞서 “황장엽 선생이 남한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으로 북한에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 등을 북한 인민들에게 알려주려고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인천아시안게임 때 북측 지도자 몇 명이 넘어왔다고 남쪽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그들 역시 거짓과 위선의 북한 지도자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통일부 관계자가 나와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는 “통일부가 할 일이 따로 있고, 북한 주민의 알권리까지 막을 수 없다”며 거절했다.
경찰도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단 살포 반대 단체와의 충돌이나 다른 이상징후가 있으면 살포를 막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그런 문제가 없었고 법적 근거가 미약해 봉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소와 달리 이날은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진보단체 회원들이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파주=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남-북, 대북전단 교전] 연천서 대형풍선 23개 비공개 날려, 전단 132만장 실어…파주서도 강행
입력 2014-10-1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