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족 오세요” 백화점 전문매장 손짓

입력 2014-10-13 02:28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즉 그루밍족들이 늘어나자 백화점들은 그들만을 위한 전문관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손영식 부사장은 12일 “여성 못지않은 패션감각을 갖고,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어 백화점들이 남성전문관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가에 남성 전문관이 선보인 것은 2008년.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에 남성액세서리 숍을 열었다. 이후 서울 시내 백화점들이 앞 다퉈 남성전문관을 열기 시작해 지금은 10여개가 넘는다. 이달초 신세계가 본점 신관 6층에 오픈한 남성럭셔리관(사진)은 100여개의 해외 럭셔리 남성 브랜드를 한데 모아놓은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전문관이다. 브리오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벨루티 등 클래식 감성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발렌티노, 톰브라운, 분더샵 등 동시대감성의 럭셔리 브랜드도 대거 포진해 있다. 특히 빈티지 스니커즈로 유명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골든구스디럭스브랜드’는 전세계 최초의 남성매장이다. 이탈리아 재킷 브랜드 ‘볼리올리’는 밀라노 현지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 단독 매장이다. 이탈리아의 ‘발렌티노’와 ‘페이’도 국내 최초의 남성매장이어서 새로운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제네바’ ‘포칼’ 등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아이웨어 편집숍 ‘옵티컬W’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군도 있어 토털 라이프스타일 코디네이션이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본점 5층에 있는 ‘아카이브’는 차별화된 개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30대 초중반 남성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남성 캐주얼 편집매장이다. 코트 재킷 등 아우터와 청바지 등 의류는 물론 가방, 슈즈 등 액세서리도 갖추고 있다. 홈패션, 미용 관련 상품 등을 도입해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층에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남성 라인만 판매하는 편집매장 ‘엣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구두 편집매장 ‘맨잇슈’도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4층과 무역센터점 7층에 벨트 지갑 가방 등 남성 토털 프리미엄 잡화 편집매장인 ‘로열마일’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을 리드하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 매장은 국내에 없는 희소성 있는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하반기에 목동점 등 다른 점포에도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본점 명품관 웨스트관 2층에는 남성 스니커즈만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스니커즈 존’이 있다. 이탈리아 나빠 가죽만을 사용해 스니커즈를 만드는 ‘커먼프로젝트’를 비롯해 디자이너 스니커즈들이 있다. 일반 브랜드들은 일반 매장에선 접하기 힘든 한정판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멋쟁이로 변신하고 싶다면 틈나는 대로 남성 전문관에 한번 들러보자. 아직 그루밍족이 아니라면 아이쇼핑부터 시작하자. 꼼꼼히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과감히 입어보자.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은 가격을 물어보거나 입어 보면 꼭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백화점은 옷을 여러 벌 입어 봐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