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투자증권은 10월 코스피 전망치 하단으로 증권사들 중 가장 낮은 1920을 제시했는데 지수는 벌써 그 부정적 예상치에 근접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급락을 부른 ‘슈퍼 달러’(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졌는데도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33포인트(1.24%) 떨어진 1940.92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7일(1939.88)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수는 장중 1930선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가 막판에 약간 낙폭을 만회해 1940선에 턱걸이했다. 무엇보다 유럽발 악재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럽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이 고스란히 코스피로 전염됐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전날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성장 악화를 경고했다. 때마침 독일은 8월 수출이 전월 대비 5.8%나 줄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 경제가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더 심각한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미국과 독일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신병이상설까지 나돌아 투자심리가 더욱 흔들렸다. 한 달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 제1비서가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근거 없는 ‘김정은 뇌사설’이 급속히 퍼졌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110만원 아래로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가 2.21% 내린 110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네이버는 5.61%, SK하이닉스는 4.42%나 떨어졌고 LG화학(-2.95%) SK텔레콤(-1.60%) 포스코(-1.46%)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10.79포인트(1.90%) 내린 555.95로 마감해 지난 8월 13일(551.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로 3.6원 떨어진 1070.5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회의록에서 달러 강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연방준비제도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 달러 약세를 가져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유럽 디플레 우려… 코스피 1940 턱걸이
입력 2014-10-11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