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모전 부실심사… 대상작 뒤늦게 취소한 대한항공

입력 2014-10-11 02:05
대한항공이 해외에 이미 소개된 작품을 사진 공모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가 뒤늦게 취소했다.

문제의 작품은 대한항공이 지난 2일 제21회 여행사진 공모전 대상작으로 발표한 ‘Chand Baori(신비한 계단식 우물)’다. 인도 자이푸르의 거대한 우물 안쪽을 전통복장 차림의 현지 여성이 걸어 내려가는 장면으로 말레이시아 사진작가 무슬리안샤 마스리가 촬영했다.

이 작품은 지난 3월 내셔널지오그래픽 웹사이트에 먼저 게재됐지만 사진학과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은 대상작으로 뽑았다. 규정상 국내외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작품만 수상 자격이 있다. 대한항공은 수상작 발표 후 제보를 받고서야 해당 작품이 다른 곳에 먼저 공개된 사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작품 제목과 작가 이름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어 부실 심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공모전은 대상이 취소되면서 금상이 최고상이 됐다. 대한항공은 2010년 공모전 입선작을 광고에 썼다가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도 있다. 해당 사진이 자신의 작품을 베낀 것이라며 영국 사진작가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 자연경관을 촬영하는 방식은 아이디어일 뿐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