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는 1984년 프로축구가 시작된 이후 강팀으로 군림해 왔다. 최근 성적만 보더라도 2012년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으며 지난해엔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울산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울산은 현재 30라운드까지 승점 41점으로 7위에 머무르며 하위 스플릿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김호곤 감독에서 조민국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뀌었고,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입대 등으로 전력이 약해졌지만 자존심이 상할만한 성적이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은 33라운드까지 결과를 통해 상위 6개팀이 우승을 가리는 상위 스플릿에 포함되고, 하위 6개팀은 2부리그 강등팀을 정하는 하위 스플릿에 들어가 각각 5경기씩 더 치르게 된다. 이 때문에 울산은 상위 스플릿 잔류의 마지노선인 6위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6위 전남 드래곤즈(승점 44)와는 승점 3차이다.
울산이 2012년 스플릿 제도 도입 이래 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에 떨어지는 치욕을 피하려면 남은 3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전남을 역전해야 한다. 우선 울산이 31라운드에서 승리하고 전남이 지면 골득실로 6위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하지만 울산의 31라운드 상대가 하필이면 리그 최강 전북 현대다. 전북은 최근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의 상승세인데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울산에 1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다만 전북의 경우 축구 대표팀 평가전 때문에 ‘라이언킹’ 이동국을 필두로 한교원, 김기희 등 공수의 핵심 선수 3명이 차출됐다. 또 수비수 윌킨슨은 호주 대표팀에 뽑혀서 자리를 비우는 등 포지션마다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울산 역시 평가전 때문에 주전 골키퍼 김승규와 이용이 빠진 가운데 김신욱은 정강이뼈 골절로 ‘시즌 아웃’됐고, 멀티플레이어 유준수마저 사후 비디오 판독에 걸려 이번 전북전까지 출전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울산이 희망을 거는 것은 33라운드까지 남은 일정이 6위 전남보다 조금 수월하다는 점이다. 울산은 전북의 고비를 넘기면 이미 하위 스플릿이 확정된 상주 상무, 성남 FC와 만난다. 반면 전남은 이번 31라운드에서 난적 수원과 맞붙는 데 이어 FC 서울, 인천 유나이티드 등 까다로운 상대와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울산과 전남 모두 31라운드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상위 스플릿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이번 승부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울산, 하위 스플릿 추락 걱정되네
입력 2014-10-11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