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군(Southern Command) 사령관이 중남미에서 에볼라가 확산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그는 중미에서 에볼라가 발생하면 공황 상태에 빠진 대규모 인구가 미국으로 피신을 시도해 큰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 남부군은 중남미를 관할하는 통합사령부다.
남부군 사령관 존 켈리 대장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대학 강연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140만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중 62%가 사망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에볼라를 서아프리카에서 봉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염병에 적절히 대응할 의료체계가 미비한 중남미에서 에볼라가 발생하면 서아프리카처럼 급속히 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대장은 특히 아이티 같은 카리브해 국가 및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같은 중미 국가가 취약하다면서 에볼라 공포에 사로잡힌 이 지역 주민들이 탈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에볼라가 중미에서 발생하면 우리는 즉각 미국으로의 대규모 인구 유입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중남미인들의 불법 밀입국 경로를 통해서도 에볼라가 미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비아 버웰 미 보건장관은 9일 “현재 미국 내 에볼라 감염 사례가 한 건 발생했는데 다른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웰 장관은 카이저패밀리재단이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치료 도중 사망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지인 더 힐이 전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사례 제시 없이 “전국적으로 (에볼라 감염 실태를) 조사해 봐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망한 던컨의 가족들이 의료진의 치료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료기록 공개를 요청했다. 이들의 불만은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흑인 남성인 던컨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감염 후 미국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은 다른 미국인 환자와 동등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中美 에볼라 발생땐 주민들 美로 대거 탈출”
입력 2014-10-11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