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에 파트리크 모디아노] 한국 또 비켜간 노벨상… “연연 말고 문학적 성숙 이뤄야”

입력 2014-10-10 04:20
노벨문학상이 시작된 1901년부터 지금까지 109명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도 노벨문학상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 나라는 39개국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와 오에 겐자부로(1994) 등 2명을 배출했다. 이 밖에 인도의 타고르(1913), 이스라엘의 슈무엘 요세프 아그논(1966),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2006), 중국의 모옌(2012)이 노벨문학상을 안았다.

한국의 고은 시인은 10년 넘게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올해도 노벨상의 영광은 비켜갔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2012년 중국의 모옌이 수상하면서 고은과 무라카미 하루키 등 아시아권 작가가 2년 만에 또다시 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문학계에선 이런 정치적인 지역 안배를 떠나서도 한국 문학이 번역 작업을 통한 세계화를 하지 못한 점도 외면을 받는 이유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을 설립, 세계 시장에 한국의 문학작품을 소개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에 번역·출판된 작품은 30개 언어권의 975권에 불과하다.

한국시인협회 회장인 문정희 시인은 “한국도 문학적으로 깊이가 있고 성숙하게 되면 노벨상이 절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낸 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시 전문 월간지 ‘유심’ 10월호에 실린 ‘한국 문학, 세계문학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소한 의미의 민족문학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