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얀시 “기도하는 한국교회, 열방의 빛이 되어주십시오”

입력 2014-10-10 02:50 수정 2014-10-10 15:17
서울 아현성결교회에서 9일 열린 '국민일보 창간 26주년 콘퍼런스'에서 주강사 3인이 던진 메시지는 '교회사랑' '예수사랑'으로 축약된다. 이들은 잇따른 분쟁과 논란 등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줬다. '자아'를 내려놓고 교회공동체와 예수님을 사랑하는 데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필립 얀시 “한국교회에 희망 있다”=세계적 기독교 작가이자 영성가인 필립 얀시는 자신감을 갖고 기도에 집중해 아시아와 세계에 빛이 되는 한국교회가 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위대한 성령의 바람이 이 민족에게 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기도하는 백성이 있는 한 한국교회에는 소망이 있다”며 한국교회를 응원했다.

얀시는 “복음의 중심축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서 유럽을 거쳐 미국에 도달한 뒤 아프리카 브라질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처럼 하나님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시는 분”이라며 “결혼으로 비유하면 유럽은 이혼 위기의 상황, 미국은 25주년 은혼식 단계, 한국은 신혼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의 연구기관이 한국교회의 암울한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다행인 것은 성령님이 그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열심히 읽지 않으신다는 것”이라며 “미국교회와 한국교회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지만 동시에 큰 희망이 있다. 하나님은 절대 걱정하는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희망은 기도하는 교회라는 것”이라며 “성령의 거룩한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불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내려놓고 ‘문제가 있으면 기도하고 하나님이 걱정하게 하라’는 마르틴 루터의 말처럼 기도에 집중하자”고 권면했다.

얀시는 복음의 위대함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힘에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스웨덴은 깨끗하고 정직한 선진국이지만 그들의 조상은 약탈을 일삼는 전투적 바이킹이었다”면서 “그런 민족, 국가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복음의 위대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가 지닌 은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교회에 사회적 약자를 찾아가는 교회가 될 것을 부탁했다. 얀시는 “모든 종교의 공통점은 신이 선한 사람을 좋아하고 악한 사람은 배척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은 선한 사람이 아닌 죄인까지도 사랑하셨으며, 은혜라는 선물을 거저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볼 때 ‘환영도 받지 못하고 적응도 못하는 곳’이 아니라 ‘나처럼 악한 사람도 찾아갈 수 있는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면서 “교회는 ‘괜찮은 사람이 괜찮은 사람들 앞에서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아니라 메말라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생수를 주는 은혜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얀시의 강연은 죄인을 직접 찾아가신 하나님을 설명할 때 절정에 이르렀다. 그는 “하나님은 우리가 죄인인데도, 악한 상태에서 만나주신다”면서 “하나님은 힘 있고 강한 신이 아니라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시는 분인데 이런 은혜의 개념은 세계 어떤 종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이 다섯 살짜리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눈높이를 낮추듯 위대한 하나님은 겸손하게 인간이 되신 분이며, 바로 이것이 성경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의 역할은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살라며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라며 “그 메시지의 본질은 선한 사람뿐 아니라 죄인까지도 사랑하시는 하나님, 자기를 낮추시되 끝까지 낮춰 인간을 품어주신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정의했다.

◇유기성 “자아부터 버려라”=유기성 성남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자아를 버리고, 예수를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모시는 진정성 있는 신앙을 가질 것’을 한국교회에 촉구했다.

유 목사는 ‘예수님을 정말 믿어본 적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현대사회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설교나 전도가 아닌 예수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위기는 여기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엄청난 진리를 알고 있지만 실제론 믿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진짜로 믿는다면 믿는 것과 아는 것이 하나 되고 있는지 늘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정과 일터에서 열매가 없는 것은 죽지 않은 우리의 자아 때문”이라면서 “불륜에 빠지고 구속되며, 뇌물 받는 크리스천이 나오는 것은 유혹이 너무 강해서라기보다 예수님을 제대로 믿지 않고 내 안에 왕이 계시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 목사는 “아들을 희생시키시며 우리를 살리신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다면 두려움과 불평·불만이 없어지고, 항상 기쁘고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된다”며 “은밀한 죄가 사라지고 원수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삶이 두렵고 염려스러우며 미래는 불투명해도 우리는 예수를 마음의 주인으로 섬기며 순종해야 한다”며 “하나님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한’ 그 마음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찬수 “우선순위를 예수사랑에”=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예수의 꿈, 교회의 꿈’이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교회사랑의 가치를 제시했다. 이 목사는 “나에게 교회는 꿈을 가르쳐주고 절망의 구덩이에서 살려준 영원한 짝사랑의 대상”이라며 “지난날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 늘 교회가 있을 정도로 교회만큼 의미 있는 공동체도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렇게 좋은 공동체가 세상으로부터 이상한 집단으로 오해받는 이유는 지상의 교회가 인간으로 구성돼 쉽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사랑이라는 우선순위, 사랑을 지키기 위한 영성 회복, 교회를 향한 예수님의 꿈인 사명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언제부턴가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가 아닌 효율과 비효율의 문제로 교회 구성원 간에 서로 상처를 주고 있다”면서 “교회는 효율을 따지는 데가 아니라 사랑하는 곳이며 교회의 우선순위는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양가 높은 음식일수록 썩으면 지독한 냄새가 나듯이 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에 의지하지 않으면 파렴치 집단으로 전락한다”면서 “교회는 생존을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꿈꾸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다시 오실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가장 큰 계명이 깨어진 사랑을 회복하는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견해가 다르더라고 한 하나님을 기다리는 공통점을 가지고, 넉넉하게 포용하고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백상현 이사야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