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경매시장도 들썩… 양천·노원구, 낙찰가율 90%대

입력 2014-10-10 02:01 수정 2014-10-10 08:44

9·1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 지역인 강남권과 양천·노원구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일제히 치솟았다. 법원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이 집계한 결과 서울에서 이달 들어 9일까지 법원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0.8%로 올해 처음 90%를 넘어섰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강남구는 이달 평균 낙찰가율이 100.3%로 2006년 11월(103.6%) 이후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7월 89.0%에서 8월 91.6%, 9월 92.7%로 점진적으로 상승하다 최근 단숨에 100%를 넘겼다.

송파구는 평균 경매 낙찰가율이 지난달 88.2%에서 이달 9일 기준 94.8%로 뛰었다. 90%를 넘긴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강동구는 지난달 이미 100%대를 기록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있는 양천구는 지난달 93.4%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엔 98.8%까지 뛰었다. 2006년 12월(100.7%)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일 입찰을 진행한 목동신시가지 12단지 저층 66㎡는 감정가의 112%(4억2599만9999원)에 낙찰됐다.

상계 주공단지가 있는 노원구는 지난달 평균 낙찰가율이 89.5%로 2009년 12월(91.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95.7%까지 올랐다.

이들 지역은 9·1대책 발표 후 입찰 경쟁률도 크게 뛰었다. 강남구의 경매 아파트당 평균 응찰자 수는 8월 3.8명에서 지난달 10.6명으로 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감정가의 106%(6억9180만원)에 낙찰된 강남구 개포 한신아파트 112㎡에는 32명이 몰렸다. 양천구는 지난달 평균 6.4명에서 이달 11.7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 지역 경매시장이 달아오르는 건 9·1대책 발표로 1980년대 후반 건설된 중저밀도 아파트의 재건축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 거래시장에서 호가가 급등하고 매물 상당수가 회수된 탓도 있다. 9∼10월 경매에 나온 아파트의 감정가는 대개 최소 6개월 전 책정된 것이라 현재 시세보다는 낮은 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다만 최근 시세 오름세가 주춤한 만큼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지나치게 고가에 낙찰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12% 오르며 1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세가는 0.15% 오르며 22주 연속 상승했다. 세종의 전세가는 29주 연속 하락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