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없으십니다” “커피가 나오셨습니다”… 유통업계, 엉터리 높임말 자정 움직임

입력 2014-10-10 02:03
“사이즈가 없으십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상품이 품절이십니다”….

손님에게 높임말을 쓰려다가 손님이 사려는 물건에까지 존칭을 써버린 잘못된 높임말 표현이다. 국립국어원 ‘표준 언어예절’에 따르면 “사이즈가 없습니다”, “커피 나왔습니다”, “품절입니다”가 바른 표현이다.

그러나 백화점·음식점 등에서 고객을 높이고 존중해야 하는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다 보니 사물에까지 무심코 과도한 존칭을 쓰는 습관이 굳어졌다. “고장이 나시면 환불해 드립니다”, “가격은 2만원이십니다” 등도 흔히 쓰는 잘못된 표현이다. 특히 과도한 존칭 사용이 심한 유통업계는 9일 한글날을 맞아 ‘사물존칭 하지 않기’ 등 잘못된 접객 언어를 바로잡기 위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0월 한 달간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말 바로쓰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유의해야 할 높임말 사용법을 4컷 만화로 제작해 사내 통신망에 올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물존칭이 어법에 어긋난 표현임을 알면서도 현장에서 바쁘다 보니 무심코 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한글학회와 함께 ‘우리말 공모전’도 진행한다. 세일·스타일·쇼핑백 등 백화점에서 쓰이는 외래어 10개를 선정해 순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5월 ‘스피드 ARS’ 서비스를 도입해 전화 주문 때 올바른 우리말이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 주문 과정에서 과도한 존칭어와 불필요한 설명, 늘어지는 서술어를 없앤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홈쇼핑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주문시간이 단축됐고, 통화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