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비트 V낸드 세계 첫 양산… 기존제품의 1.5배 저장능력

입력 2014-10-10 02:02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D가 하드디스크(HDD)의 대체재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SD는 메모리 반도체에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디스크에 정보를 저장하고 읽어 들이는 HDD보다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그동안 보급이 더뎠다. 하지만 SSD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안정화되고, 생산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SSD 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비트 3차원 V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올해 5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2세대 V낸드에 3비트 기술을 적용한 10나노급 128기가비트(Gb) 제품이다. 기존 제품은 셀 하나에 2개의 저장공간이 있는데, 3비트 제품은 셀 하나에 3개의 저장공간이 있다. 크기는 유지하면서 저장공간이 1.5배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비트 V낸드 본격 양산을 통해 서버용 SSD부터 PC용 SSD까지 라인업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4월 HDD 사업을 시게이트에 매각하고 SSD에 집중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SSD 시장에서 25.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강화에 주력하는 상황이어서 SSD가 점점 더 중요한 사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는 “3비트 V낸드는 HDD에서 SSD로의 시장 전환 추세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3비트 V낸드 기반 고용량 SSD 출시를 통해 SSD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SSD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를 탑재한 기업용 SSD 제품을 미국 메이저 서버 업체 2곳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원래 계획보다 앞당겨 지난 6월부터 기업용 SSD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연말까지 SSD 매출 비중을 낸드플래시 사업 매출의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수익성이 좋은 D램에 ‘올인’하기보다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D램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시장 변동에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D램 부문에서 올리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은 20% 수준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