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도… 물밑 잰걸음

입력 2014-10-10 02:39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은 내년 5월에 치러지지만 예비주자들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말이나 내년 초쯤 예상되는 개각 때 ‘이완구 총리설’이 현실화되면 원내대표 경선도 앞당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당규는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할 경우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은 당연 사퇴하고, 7일 이내에 의원총회에서 새로 뽑도록 돼 있다.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는 주자 중 출마가 유력한 후보군은 유승민 나경원 의원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다. 이들은 원내대표직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실제 당선 가능성도 높다. ‘원조 친박(친박근혜)’ 유 의원은 공식적으로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의원들과의 만남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친박 의원들과도 자주 회동하면서 멀어졌던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돼 ‘돌박(돌아온 친박)’이란 말이 돈다. 이 장관은 여의도와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유력한 후보다. 2012년 원내대표 경선에선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붙어 불과 8표 차이로 패해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했다. 올해도 강한 의욕을 갖고 경선을 준비했지만 지난 2월 장관에 임명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이 장관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몇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다음번엔 기회를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 7·30재보선으로 국회에 재입성한 나 의원도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친박 중진 중에선 유기준 홍문종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홍 의원은 전 사무총장으로 강한 조직장악력이 강점이고, 유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아 5·24조치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주문하는 등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군현 사무총장과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출마 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조기 경선이 실시되면 잔여 임기가 주자들의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 당규에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치를 경우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한다든지, 선출된 날부터 1년이라든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 새로 선출된 때부터 1년이라고 하면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는 2016년 초까지가 되고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때에는 의총에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그해 4월 총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다. 원내대표가 공천권을 갖는 자리는 아니어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