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OMC “强달러 우려… 美경제 악영향 줄 수도”… 미 연준, 9월 회의록 공개

입력 2014-10-10 02:30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69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세계적인 저성장 탈피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강력·지속적 성장의 긴요함' 세미나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차총회를 공동 주재한 김용 WB 총재는 '불평등 세계에서의 공영 설립'을 주제로 열린 집단토론에서 경제 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재확인됐다. 특히 연준 위원들은 달러화 강세에 우려를 나타내 최근 한국 증시를 강타한 ‘슈퍼 달러’ 강풍이 한풀 꺾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FOMC 회의록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회의록에는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그로 인한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는 연준 위원들의 현실 인식이 담겼다. 위원들은 유럽과 중국·일본의 성장 둔화를 걱정하면서 “미국 이외 지역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하면 (미국 경제) 성장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TD증권의 밀란 멀레인은 “글로벌 성장 가속도가 느려진 상황에서 강(强)달러가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충격에 대해 연준이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연준의 입장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주가가 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74.83포인트(1.64%) 오른 1만6994.22에 마감했다. 오전장은 매도 분위기가 우세했으나 회의록이 공개돼 기준금리 조기인상 우려가 해소되자 매수세로 돌아섰다.

다만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성명서에 포함돼온 “채권 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 조치)을 끝낸 뒤에도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해 보인다”는 문구에서 ‘상당기간’이란 표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구를 고치면 통화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반론이 우세해 결국 ‘상당기간’이란 표현은 유지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초저금리 기조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이 새로운 금융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저금리 정책이 기대하는 투자 개선 효과보다 투기를 부추기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호세 비냘스 IMF 금융안정국장은 “세계경제에 필요한 것은 생산적인 투자가 늘어나고 투기는 줄어드는 것인데, 너무 많은 돈이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금융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투기자금이 회수되기 시작하면 (가뜩이나 미흡한) 성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