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임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에게 바란다

입력 2014-10-10 02:40
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우윤근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의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당을 혼란에 빠뜨린 박영선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우 의원을 선택한 것은 합리적 통합형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법조인 출신으로 정책에 밝은 온건 성향의 3선 의원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의 현주소와 원내대표 선출 과정을 살펴보면 앞날이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의 고질인 계파 갈등이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문희상 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는 아직도 범친노 일색이다. 친노 좌장인 문재인 비대위원이 문 위원장과 더불어 비대위를 주도하고 있다. 비노·중도 세력의 목소리는 미미하기만 하다.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문 위원장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비대위 합류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해 합의추대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결국 계파를 대변하는 경선이 실시됐고, 그 결과 범친노로 분류되는 우 의원이 당선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볼 때 우 원내대표에게는 국회 운영과 비대위 활동에서 계파 싸움에 휘둘리지 않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친노 세력의 도움으로 원내 수장에 올랐지만 전체 의원들의 효율적인 원내 활동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하는 화합의 리더십이 긴요하다. 때론 친노 강경파 의원들의 비합리적 언행에 단호히 대처하는 결단력을 보여줘야 한다. 원내대표가 내년 초 전당대회를 의식하면 그 순간 당이 또다시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 원내대표는 한창 진행 중인 정기국회를 책임감 있게 마무리할 책무를 갖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인 당의 국민 지지도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상당 부분 우 원내대표의 능력에 달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를 운영하면서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세월호법을 조속히 법제화해 사고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서둘러야겠다. 이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법안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유가족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전임 박 원대대표는 그 점에서 실패했다. 주요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오명을 벗는 것 또한 더없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