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집중 공략하고 있는 시리아의 터키 접경도시 코바니(아인알아랍)의 함락 가능성을 우려했다. 코바니는 터키와 맞닿은 시리아 국경지대이자 쿠르드족이 주로 사는 전략적 요충지다. BBC는 IS가 코바니 동부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일부 건물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IS의 코바니 마을 진격을 막기 위해 공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공습만으로는 코바니를 구할 수 없다”며 “공습 그 자체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공습이 극적이긴 하다. 폭탄을 투하하면 지상 목표물이 파괴되고 (IS) 진격도 멈추는 등 전략상 효과가 있다”면서 “그러나 공습은 지상전이 뒷받침돼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공습 그 자체만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국방부가 이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상군 투입을 요청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그토록 현지 파트너(시리아 온건반군)들을 빨리 훈련·무장시키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바니가 함락 직전에 처했는데도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 참가를 선언한 터키가 ‘수수방관’하면서 미국과 터키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무부 관리는 “터키가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참전을 피하고 있지만 미국은 터키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이점을 막후에서 매우 분명하게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그간 지속적으로 터키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터키의 이해관계는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로부터 직접적이며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며 “단순한 국익을 넘어서서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폭력과 불안정이 말 그대로 터키 문 앞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코바니 방어를 도왔다가 자치공화국 수립을 원하는 쿠르드족에게 힘만 실어주는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해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IS는 또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00㎞ 정도 떨어진 살라후딘주 베이지 부근을 비행하던 이라크군 헬기를 이날 격추시켰다. IS가 이라크군 헬기를 격추한 것은 지난 3일 이후 두 번째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美 “IS 공습만으론 한계… 지상전 뒷받침돼야”
입력 2014-10-10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