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융싱다오(永興島)의 활주로 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신랑망 등 주요 포털 사이트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의 융싱다오에 건설된 고해상도 활주로 사진을 게재했다. 융싱다오는 폭이 1.8㎞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활주로 길이는 2㎞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전문가 니러슝은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융싱다오 활주로는 중국 공군기의 이상적인 이착륙 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중국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군사전문가 리제는 “새 활주로는 중국 남쪽 끝 가장 큰 공항이나 마찬가지”라며 “중국 공군의 전투 및 정찰 능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진 공개는 중국에 맞서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베트남에 대한 공개 경고의 의미가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정부는 베트남에 40년간 적용했던 살상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했다. 이에 따라 해상 초계기나 전투기 등의 판매가 가능해진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인 1975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을 금지해 왔다. 1995년 수교하고 나서도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왔지만 무기금수 조치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었다.
SCMP는 “중국 당국은 미국의 조치에 상당히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융싱다오의 활주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베트남과 미국의 협공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융싱다오… 中, 2㎞ 길이 활주로 사진 공개
입력 2014-10-10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