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 경주마도 ‘이웃 사랑’

입력 2014-10-10 02:49

차태현 주연의 영화 ‘챔프’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사진·13·은퇴 후 제주에서 씨암말로 활동 중)가 부산·경남지역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을 위해 ‘사랑의 성금’을 기부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한국경마 사상 최단기 700승을 달성한 김영관(54) 조교사가 루나의 포상금 등 2500만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조교사는 “달리고 싶은 마음은 말이나 사람이나 같을 것”이라며 “자식 같은 루나를 위해 장애인 운동선수들에게 튼튼한 희망의 다리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는 이 기부금을 스포츠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저소득 장애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 조교사와 루나의 인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을 준비하던 2003년 김 조교사는 루나를 골랐다. 태어나면서부터 인대염으로 두 뒷다리를 저는 말이었다. 그는 “비록 다리를 절었지만 얼굴이 작고 눈이 초롱초롱했다”며 다리를 수술하는 대신 훈련 방법을 달리했다. 허리를 강하게 하는 방식으로 스피드를 올린 뒤 경주에 투입했다.

루나는 2009년 은퇴할 때까지 7억57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그는 “장애를 극복한 루나의 감동이 많은 사람에게 나눠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