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도시’ 전주 여행에선 세 끼니가 걱정 없다. 아침엔 콩나물국밥, 점심엔 비빔밥, 저녁은 한정식. 입맛에 따라 끼니마다 바꿔 봐도 좋고, 한상 가득한 한정식이 거북하면 단품 음식도 좋다. 상 가운데 큰 쟁반의 요리나 짭짜름한 밑반찬이나 모두 맛깔이 난다. 이처럼 입맛에 맞는 까닭은 신선한 양념 때문인가. 젓갈이 발효해서 내는 감칠맛 때문인가.
음식 맛은 일찍 혀끝에 밴 사람이 낼 수 있다고 한다. 전주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 호남평야의 풍부한 물산과 서해바다의 싱싱한 어패류가 맛의 원천이다. 여기에 대를 이어온 조리법과 주부들의 섬섬옥수 손맛이 들어간다. 전주의 대표 음식은 전주비빔밥이다. 높은 나리도 선호하는 멋과 서민이 즐겨 찾는 맛이 어우러진 전주비빔밥은 색깔도 일품이다. 쇠뼈 육수로 밥물을 삼고, 뜸 들일 때 콩나물을 넣으며, 갖은 나물을 탐스럽게 담아내면서 황포묵과 육회에 더해 오실과로 멋을 낸다. 순창의 찹쌀고추장과 임실 서목태 콩나물은 매운맛과 순한맛을 함께 보여준다.
유네스코는 ‘전통문화와 연계된 음식개발’을 공인해 2012년 전주를 ‘음식 창의도시’로 지정했다. 지난해 62만명이 찾은 ‘전주비빔밥 축제’는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한옥마을 일대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다시 열린다. 참가자들은 비빔밥 그릇을 앞에 두고 신나게 “비비고! 비비고!”를 체험하며, 환상적인 맛을 보게 될 것이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전통이 깃든 맛, 전주비빔밥
입력 2014-10-10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