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혹은 패션 분야에서 노인에 주목한다는 것은 파격이다. 이 책은 옷 잘 입는 노인들의 화보집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노인들이고, 평균 나이는 75세. 80대도 있고, 심지어 100세 노인도 나온다.
화보집은 세월이 만든 안목이나 미학에 대해 말하는 듯 하다. 또 스타일이란 무엇일까, 나이나 부와 상관없이 사람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제기한다.
“흰머리를 나이나 유전적 영향, 스트레스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나는 다르게 생각해요. 난 흰머리를 백금빛 우아함이라고 생각해요.”
“얼굴 주름을 펴는 수술보다는 선글라스가 훨씬 나아. 세월로 황폐해진 흔적들을 감춰주고 스파이처럼 보이게 해주니까.”
책 곳곳에 실린 짧지만 유쾌하고 세련된 통찰들도 인상적이다.
작가는 자신의 할머니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다가 2008년 뉴욕 거리로 나가 은발의 패션 피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의 블로그는 세계 최고의 시니어 패션 블로그가 되었고, 그의 블로그에 단골로 등장하는 몇몇 노인들은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이들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은발의 패셔니스타’로 제작되었으며, 올해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김남중 기자
[책 속의 한 컷-어드밴스드 스타일] ‘꽃보다 할매’ 은발의 패셔니스타
입력 2014-10-10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