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노벨화학상 美·獨 과학자 3명 선정… 광학현미경으로 보지 못한 나노의 세계까지 관찰 성공

입력 2014-10-09 03:51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미국 과학자 2명과 독일 과학자 1명이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형광분자를 이용해 광학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세계까지 관찰할 수 있게 한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에릭 베치그(54) 박사와 스탠퍼드대 윌리엄 E 머너(61)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슈테판 W 헬(51) 박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업적이 광학현미경을 나노 차원으로 이끌었다”며 “‘나노스코피(nanoscopy)’로 알려진 이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살아있는 생물 내 개별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나노스코피로 불리는 이들의 기술을 이용하면 뇌 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인 시냅스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단백질이 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헌팅턴병 등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등은 물론 수정란이 배아로 발달하는 과정의 단백질도 관찰할 수 있다.

올해 노벨상은 지금까지 생리의학상(6일), 물리학상(7일), 화학상(8일) 수상자가 발표됐다. 문학상과 평화상 수상자는 각각 9일과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각 분야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8000만원)의 상금이 수상 업적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나눠 수여된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 화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KAIST 유룡(59)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단장)는 “수상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