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박승희 빙속 도전

입력 2014-10-09 02:00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22·화성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한다.

박승희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리온컴퍼니는 8일 “박승희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10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공인 기록회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공인 기록회에서 상위 16위 안에 들면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박승희는 올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하고 500m에서는 한국 선수로 16년 만에 동메달을 따내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쇼트트랙 스케이터로 인정받았다.

2010 밴쿠버 대회에 이어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정상에 선 박승희는 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을 선언하고, 비시즌 기간 은퇴한 이규혁이 이끄는 팀과 함께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하며 새로운 도전에 관심을 보여 왔다.

쇼트트랙 출신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인 이승훈(대한항공)을 비롯해 지난 시즌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가운데에는 쇼트트랙 출신들이 상당수 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체력과 코너워크 능력이 좋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매스 스타트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기로 한 만큼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의 장점이 발휘될 여지가 더 커졌다. 매스 스타트는 레인 구분 없이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으로 몸싸움과 순간 스피드 등에 강점을 가진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박승희는 올여름 스피드스케이팅을 훈련하던 때에도 500m나 10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에 이어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을 작성하기도 하는 등 상당한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간의 캐나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하는 박승희는 브리온컴퍼니를 통해 “소치올림픽 이후 은퇴 여부를 두고 많이 고민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다시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