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日국회서 또 성희롱 야유 논란

입력 2014-10-09 02:14
지난 6월 ‘성희롱 야유’로 국제적 망신을 샀던 일본 의회에서 또다시 여성을 상대로 한 성희롱적 야유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은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 담당상(장관)이 혐한 시위를 이끌어온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 간부와 함께 사진을 찍은 경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오가와 도시오 의원이 사진 촬영 경위를 묻자 여성인 야마타니 납치상은 “재특회와 전혀 친분이 없다. (같이 사진을 찍은) 그들이 재특회 회원인 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오가와 의원이 “보통 호텔에서 상대도 모르고 만나는 일은 없지 않냐”고 되묻자 야마타니 납치상은 “정치인은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고 답했다. 이때 야당 의석에서 “(야마타니 납치상과 재특회 인사가) 정(情)을 통하는 관계였지 않느냐”는 야유가 튀어나왔다.

이튿날 오후에야 밝혀진 ‘범인’은 노다 구니요시 민주당 의원이었다. 산케이신문은 노다 의원이 발언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야마타니 납치상이 재특회와 친밀하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썼다.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야마타니 납치상을 추궁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압박하려 했던 민주당은 졸지에 역풍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저속한 야유가 야당 측에서 나온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국회의 품위와 여성의 품격을 손상시킨 비방 중상”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6월 도쿄도의회에서도 다함께당 소속 여성 의원이 임신·출산·불임 등에 관한 여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도중 자민당 남성 의원이 “본인이나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고 야유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