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산동 인쇄골목 80년 역사 마감

입력 2014-10-09 02:57

대구 중구 남산동 인쇄골목 일대에 대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재개발이 성사될 경우 80여년을 이어온 인쇄골목(사진)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대구 중구는 계산오거리와 남문시장 사거리 사이 500여m 길이 골목에 형성된 인쇄골목 중 동편에 위치한 명륜지구(면적 4만8330㎡)에 대한 주택 정비구역 지정을 대구시에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지역은 200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됐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해당 주민 3분의 2 이상이 재개발에 동의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인쇄골목 상당 부분이 사라지고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인쇄업체의 이전과 폐업도 가속화돼 사실상 인쇄골목의 명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인쇄골목은 1930년대 말 활판 인쇄소가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6·25전쟁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 인쇄업체가 몰려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최대 전성기를 맞았던 1980년대에는 이 곳에 1000여개 업소가 몰려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IT산업 발달로 인한 인쇄업 몰락과 성서산업단지 ‘대구출판인쇄정보밸리’ 조성 등으로 현재는 500여개 업체만 남아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