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이스버킷 챌린지’ 이어 ‘웨이크업 콜’ 나눔 바람… 잠 깬 ‘민낯’ SNS 공개

입력 2014-10-09 02:52 수정 2014-10-09 15:44
잠에서 방금 깨어난 사진을 SNS에 올리는 캠페인 ‘웨이크업 콜’에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다. 왼쪽 사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 제미마 칸, 배우 리처드 레이드, 방송인 클라우디아 윈클레만, 코미디언 스티븐 프라이, 배우 톰 히들스턴. 트위터 캡처

[친절한 쿡기자] 잠에서 방금 깨어난 얼굴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인터넷으로 용감하게 공개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용기를 활용한 캠페인이 등장했습니다. ‘웨이크업 콜(Wakeup call)’ 캠페인입니다. SNS에서 본 적이 있나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여름 내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이어 웨이크업 콜이 SNS를 강타하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습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잠에서 막 깨어난 자신의 얼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SNS에 올리면 됩니다. 사진 설명에는 ‘#WakeUpCall’이나 ‘#nomakeupselfie’라는 해시태그(트위터 공통 주제어)를 붙이면 됩니다. 캠페인에 동참할 3명을 지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참 간단하죠?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경우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사용됐죠. 웨이크업 콜은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이 된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참여 방법과 기부 대상은 다르지만 전파하는 방식은 같습니다.

웨이크업 콜은 8일 현재 유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민운동가이자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제미마 칸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칸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침대 위에서 부스스한 머리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사진을 올리고 배우 휴 그랜트와 방송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 가수 릴리 알렌을 지목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퍼져 나갔습니다. 영화 ‘토르’로 유명한 배우 톰 히들스턴도 침대에서 후드를 뒤집어쓰고 윙크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웨이크업 콜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또 우리나라 여자 연예인들이 잠에서 깨어난 척하면서 화장을 하고 반쯤 노출한 잠옷을 입고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이 많습니다. 인터넷기사 제목까지 추측하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여배우 A양, 방금 일어난 것 맞아? 무결점 민낯”이라는 제목이죠. 웨이크업 콜이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마찬가지로 일부 연예인의 홍보수단으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입니다.

웨이크업 콜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보다 방법이 쉽습니다. 본격적으로 불이 붙으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티즌의 우려처럼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되겠죠. 짧은 기간 동안 약 1000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