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챔피언십 진출 실패… 아쉬운 류현진의 ‘가을 야구’

입력 2014-10-09 02:04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도전은 동료들의 부진과 감독의 판단착오로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류현진은 빅리그 두 번째 시즌에서 네 번의 부상과 두 차례의 부상자 명단(DL) 등재라는 악재를 딛고 팀의 확실한 3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다저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2대 3으로 패하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는 7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돈 매팅리 감독은 사흘 만에 등판해 지친 커쇼를 7회에도 내보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매팅리 감독은 앞서 3차전에서도 잘 던지던 류현진에게 6이닝만 맡겨 불펜의 결승점 헌납을 방치해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팀의 확실한 승리 보증수표로서 이름을 떨쳤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26경기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지난해 정규시즌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과 비슷한 성젹을 냈다. 에이스의 기준인 15승,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한국인 최다승(18승) 경신이 좌절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잔부상에 시달리면서도 마운드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 류현진은 3월 24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 2차전에서 왼쪽 엄지발톱을 다쳤고, 약 한 달 후인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는 왼쪽 견갑골 부상을 당했다. 결국 회복이 더뎌지면서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DL에 오르기도 했다. 부상은 계속해서 류현진을 따라다녔다. 8월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는 투구 중 엉덩이 근육 통증을 느껴 자진강판하고 다시 DL에 등재됐다.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는 1회를 마치고 왼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잔부상에 발목이 잡힌 류현진은 결국 15승 도전을 멈췄다.

하지만 류현진은 복귀전 호투로 부상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두 번째 DL에서 복귀한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에선 7이닝 4피안타 1실점의 완벽 투구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내년 목표를 부상 없이 긴 이닝을 던지는 것으로 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엔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내년 시즌엔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며 “내년에는 200이닝 투구에 도전해 보고 싶다. 몸 관리만 잘 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