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 석상에서 ‘노동교화소(labor detention camp)’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북한 인권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100여명의 기자와 외교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유엔대표부의 이동일 차석대사와 김성 참사관, 최명남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설명 및 질의응답에 나섰다.
최 부국장은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prison camp)가 없으며, 실질적으로 감옥 같은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지난달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다만 노동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정신적으로 향상되는 노동교화소는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노동교화소는 일반적인 범법자와 일부 정치범을 수용하는 반면 대부분 정치범들은 훨씬 가혹한 환경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부국장은 “결의안은 대결이다. 대화와 협력과 양립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과 일본 주도로 유엔이 2003년부터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는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차석대사는 지난달 13일 북한의 조선인권연구협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30분 가까이 설명하며 인권 문제는 미국의 체제 전복 음모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북한이 자국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유엔에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 인권 침해 상황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대한 적극적인 대응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 유엔은 다음 달 총회에서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지난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EU의 인권특별대표와 회동하고, 유엔에서 설명회까지 개최한 것은 북한이 자국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인정한 신호”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北, 노동교화소 존재 첫 인정
입력 2014-10-09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