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성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중화제가 없어 인터넷으로 주문해 6시간여 만에야 방제작업을 완료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오후 2시18분쯤 인천 서구 한일종합물류 지하 위험물 저장탱크에서 초산비닐모노어(VAM) 500ℓ가 누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서부소방서는 오후 3시10분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해 현장에 도착했으나 흡착포를 이용한 확산방지 조치만 했을 뿐 중화제를 이용한 방제작업은 하지 못했다. 현장에도, 지역 화학방재센터에도 해당 중화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결국 경기도 광주에 있는 업체에서 인터넷으로 중화제 20㎏을 주문해 오토바이 퀵서비스로 이송 받아 오후 4시57분 현장에 투입했다. 중화제가 부족하자 다시 전화로 서울 강남의 한 업체에 주문해 사고 최초 접수 6시간 만인 오후 8시10분에야 방제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당시 사고로 인근 공장 직원 및 주민 99명이 증발가스 흡입에 따른 두통 및 어지럼증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방방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런 사실을 폭로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구미불산 누출사고 후 화학사고에 종합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전국에 6개 합동방재센터를 설치했지만 특수장비 및 방제약품이 갖춰지지 않아 신속한 초기 대응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올해 특수장비 및 화생방장비 구축 예산이 203억원 편성됐지만 집행실적은 제로”라며 “조속히 집행해 현장에 특수장비와 방제약품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유독성 가스누출에 출동했지만… 황당한 소방출동
입력 2014-10-09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