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글날 맞아 지하철 한글 역이름 유래 소개

입력 2014-10-09 03:09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이지만 10개 중 한 개꼴인 한글 역명이 그 지역과 어떤 관계가 있고 어떤 유래를 갖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시가 568돌 한글날을 맞아 8일 서울 지하철 1∼9호선 중 한글로 된 지하철 역명의 유래를 소개했다. 현재 서울 지하철 302개 중 29개 역이(9.6%) 한글로 되어 있거나 한글을 포함하고 있다.

뚝섬역(2호선)은 조선시대 군대가 출병할 때 이곳에서 둑기(임금이 타는 가마나 군대의 대장 앞에 세우던 큰 깃발)를 세우고 제사를 지냈다 하여 ‘둑섬·둑도’라고 불렸던 데서 유래했다.

충정로에서 마포로 넘어가는 곳에 위치한 애오개역(5호선)은 고개가 아이처럼 작다는 뜻으로 ‘아이고개, 애고개’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설과 옛날 한성부(서울시)에서 서소문을 통해 시체를 보냈는데 아이 시체는 이 고개를 넘어 묻게 했다는 설 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버티고개역(6호선)은 조선시대 치안을 담당하던 군인들이 한남동에서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도둑을 쫓으며 ‘번도(도둑)’이라고 외치던 것이 ‘번티→버티’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마들역(7호선)은 역참기지가 있었던 상계동에서 들에 말을 놓아 키웠다고 해서 ‘마들’이라고 했다는 설과 예전에 이 일대에 삼밭이 많아 순우리말 ‘마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까치울(7호선)은 까치가 많아 ‘작동(鵲洞)’이라 불렀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마을이 작아 ‘작다’는 뜻의 우리말 ‘아치’가 까치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들역(9호선)은 수양버들이 울창하고 백로가 노닐던 옛 노량진을 ‘노들’이라고 부르던 데서 붙여졌다.

당고개역(4호선)은 옛날에 성황당과 미륵당이 고개에 있었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고 선바위역(4호선)은 개천 가운데 바위가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불광동에 위치한 독바위역(6호선)은 바위산이 마치 장독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고, 돌곶이역(6호선)은 석관동 주변에 위치한 천장산의 모습이 검은 돌을 꿰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명명됐다.

서울시 백호 교통정책관은 “지하철 역명은 역사문화 전문가, 국립국어원 등 각 분야의 문헌 참조와 고증을 통해 제정되는 것으로 어떤 시설물보다도 지역 고유의 역사와 특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객관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